
오늘은 아이 중심이 아닌 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반석이니까 잘 키우려면 바로 서야 하겠죠. 그런데 실제로 아기를 키워보니 우뚝 서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떨 때는 부모라는 사실이 버겁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냥 다 내려놓고서 무작정 도망가고 싶기도 하고요. 물론 모든 부모님이 저와 같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나약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자주 무너지고 그럼에도 다잡고의 반복이에요.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넣어보려고 해요.
사례
저는 원래 아기를 참 좋아했어요. 대학교 때는 일부러 아기들을 가까이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유아 전문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 아기를 낳으면 보러 다녔고요. 자연스럽게 아기를 낳아서 기르는 일상을 항상 꿈꾸었어요. 제 상상 속에서 아기는 동화와 같았죠. 사랑이 넘치고 즐거운 일만 가득한 동화 같은 일상이 펼쳐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어요. 아기와의 교감, 부드러운 촉감, 모든 시간이 행복으로만 가득 찰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임신 기간 동안 출산이 기다려졌고 너무 보고 싶었죠. 그런데 막상 현실은 저의 기대를 완전히 배반했습니다. 자고 싶을 때 잘 수 없고,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보니 한없이 예민해졌습니다. 아기는 내 생각처럼 방긋방긋 웃어주지 않고 계속 울기만 했고요. 방 안에 갇혀 아기와 집안일을 쉬지 않고 돌보는 내 자신이 꼭 노예가 된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철이 없고, 나약한 것 같아서 그게 또 자괴감이 들었고요. 육체와 정신이 너덜너덜해져서 쳇바퀴 돌듯이 힘들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 찼습니다. 해서는 안 될 생각까지 하게 되었어요. 그냥 아기가 없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부모는 원래 그런 건 줄 알았어요. 우리 엄마는 당연하게 저를 키웠거든요. 싫어하는 내색을 보인다거나 힘들어서 한숨을 쉰다거나 본 적이 없었죠.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와도 쉬지 않고 맛있는 저녁밥을 차려주고 딸들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때까지 사랑한다며 우리를 다독여 줬어요. 그래서 저는 부모라면 으레 그렇게 하는 거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그게 그렇게 당연한 게 아니었습니다. 아기가 커감에 따라서 육아와 집안일은 익숙해졌습니다. 여전히 쉬고 싶을 때 쉬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런 일상들이 조금은 몸에 익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이번에는 다른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아기가 떼를 쓰고 말을 안 듣기 시작합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위험한 행동들도 계속 시도합니다. 한두 번 제지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됩니다. 점점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럼에도 듣지 않으니 날카롭게 아기를 혼내게 되죠. 내 기준에서 밑바닥을 보였다 싶은 사건도 생깁니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일을 하고 맙니다. 아이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결국 엉엉 소리 내 울고 말았어요. 도대체 왜 그러니, 엄마 정말 너무 힘들다.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다. 나도 모르게 쏟아내고 말았습니다. 충격을 받은 아기가 멍하니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넋이 나간 그 표정과 눈빛이 며칠 동안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고통스러워서 잠도 오지 않고 내가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에 괴로웠습니다. 마음이 지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아기를 낳으면 천국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나는 지옥이 살고 있을까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휴식의 중요성
부모의 멘털 관리는 자녀의 양육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소거하여 아이와 함께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일인데요. 문장으로 풀어놓으면 이렇게 간단한 일이 사실 현실에서는 그리 녹록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단 자녀와 별개로 자기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이 양육자에게 얼마나 귀한지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동의하실 텐데요. 산책도 좋고 의도적인 명상도 좋습니다. 잡념을 없애기 위해 강도 높은 운동도 좋을 거고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른 아침 시간에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호르몬이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햇살을 받으며 조깅하는 게 멘탈 관리에 정말 효과적이라고 해요. 정신과 약에 들어가는 성분이 햇빛에서 받을 수 있는 것과 유사한 물질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이와 동떨어진 장소에서 나만의 시간을 통해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꼭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려놓음의 육아
두 번째는 너무 잘하려는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것입니다. 자녀는 나와 다른 객관적 객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받아들인 후, 따라서 '내 뜻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직 저도 잘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미 자녀를 많이 키운 친구들에게 힘들다는 마음을 토로하면 항상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친구야 내려놔. 그냥 다 내려놔. 그때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아니 내려놓을 수 없어. 집은 항상 깨끗해야 하고, 아기도 메뉴얼대로 잘 키워볼 거야.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다짐이 무너지는 상황이 생깁니다. 조금이라도 잘 안되면 저 자신을 자책하게 되고요. 육아와 살림이 지체되는 경우가 생기면 불안이 올라갑니다. 내려놓지 못하니 저도 힘들어지고 주변도 함께 막다른 골목으로 제가 몰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녀는 객관적 지표로 잘 키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어쩌면 따뜻한 사랑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자라나는 것만으로 충분한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나 길을 잃은 것 같았죠. 충분히 잘하고 있어,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내려놓음으로 안심하는 시간이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주변 소통
도저히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마음이 무너져 있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 보세요. 배우자도 좋고 친구도 좋습니다. 필요하다면 지역 사회의 상담 창구를 활용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저는 실제로 올해 초 '전 국민 마음 치료' 바우처를 활용해서 꾸준한 상담을 받았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멘털을 다듬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함께 아기를 키우는 공동육아를 형성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다 보니 어떤 일도 공감할 수 있고, 어려움이 생겼을 때 서로 격려하며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아기들을 데리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실 오늘의 포스팅은 저에게 해주는 격려와도 같은 글일지 모릅니다.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잘하고 있다. 사실 저는 이런 말이 듣고 싶었어요. 불안한 내 마음을 점검해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했는데 원동력을 얻으려고 제 안의 목소리를 빌려 봅니다. 혹시 무너지고 있다면, 오늘도 내 밑바닥을 보였다며 좌절하고 있다면 제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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